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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2

 

 

으뜸양천을 향한

멈출 수 없는 길목에서

 

초심으로 돌아가면서

4월 26일 보궐선거 다음날 구청으로 출근을 하는 승용차 안에서 나는, 2002년, 민선3기 구청장에 당선되던 날, 바로 그날로 돌아가고 있었다. 구청장으로 처음 출근하던 그날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던가? 그때의 초심은 무엇이었나?

2002년, 선거에 승리했다는 감격보다는 왜 매번 구청장을 새로 뽑나? 하는 새삼스러운 질문이 내 가슴에 얹혔다. 양천구를 지금보다 더, 다른 동네보다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고 새 사람을 뽑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 나의 목표는 우리 가족이 오랫동안 살아왔던 양천을, 앞선 구청장이 했던 것보다 더, 또 다른 지역보다 더 잘 사는 곳,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훗날 세인들이 추재엽이라는 사람은 기억할 때, 양천을 가장 사랑했던 사람, 양천을 가장 행복한 곳으로 만든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으뜸양천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도로망이 잘 뚫려 있고, 높은 건물이 많고, 좋은 학교가 많고, 기업이 많다고 으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으뜸은 정이 넘치는 행복한 도시에만 붙일 수 있는 것이다.

으뜸양천을 위해 도시인프라, 교육인프라휴먼인프라를 덧붙여 이 3대 인프라를 완성하는 것에 구정을 집중했다. 자만하지 않고 차분하게 어두운 구석부터 살피며 3대인프라를 구축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초심, 그 초심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행복한 도시, 따뜻한 양천, 이웃을 생각하는 인간적인 도시, 이것이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진정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 좀 흉측한 이야기지만, 21세기 한국의 오늘을 한번 둘러보자. 뉴스시간에는 너무 흉폭하고 참담해 절로 외면하고 싶은 사건 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그래도 그저 어째 저런 일이… 하고 안타깝게 지켜볼 뿐이다. 돈 많이 벌고, 편안하게 살고…. 이런 것에만 관심 있을 뿐, 사라져가는 인간성, 땅에 떨어진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 신경 쓰는 곳은 드문 것 같다.

좋다. 양천구라도, 내가 사는 곳부터 시작하자. 모두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면 언젠가는 행복한 나라, 따뜻한 대한민국이 두 손 벌리고 우리를 맞아주겠지…. 서로 돕고 의지하는 복지공동체를 만들자. 이렇게 양천의 휴먼인프라는 구축되기 시작했다.

양천은 50만 구민 자원봉사 생활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모든 구민이 자원봉사자가 되는 날, 따뜻하고 행복한 양천은 완성될 것이다. 양천구민들은 나눔으로써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된다. 양천에서는 생활의 현장에서, 모든 행사장에서,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들고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낸 어르신들을 예우하고 공경한다.

어르신들께는 보람과 자부심을 선물로 드리게 될 것이다. 경로효친을 실천하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 그런 양천을 만들고 있다.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이 양천에서 시작되고 있다.

사랑이 넘치는 양천을 뒷받침하는 것이 도시인프라다. 교통, 녹지, 공원은 쾌적한 도시 생활을 보장해 준다.

이 책을 쓰는 동안에 기쁜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국토해양부에서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확정했는데, 내가 민선3기 때부터 추진해 온 신월~신정~목동~당산 간 경전철사업이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경전철사업이 시행되고, 신월·신정 뉴타운, 양천메디컬센터, 신월정수장 문화공원, 달마을 공원과 같은 사업이 끝나면 양천은 편리함과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으뜸양천,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도시 양천을 만드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그런데, 갈 길은 먼데… 구청장의 하루는 너무나 짧다. 월요일 아침, 간부회의를 마치고 나면 구청장을 직접 만나야겠다는 민원인들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저기 다 가보고 결국, 이곳까지 오게 된, 가장 어려운 고충들을 안고 계신 분들이다. 안 만날 수 없다.

현장에 나가도 쏟아지는 민원은 끝이 없고 1년 365일 행사가 없는 날이 하루도 없다. 양천구에는 7명의 국·소장과 33명의 과장, 18명의 동장이 있다. 70여명에 이르는 이들 간부 공무원들도 자신과 소속 직원들이 한 일, 또는 앞으로 할 일에 대해 구청장에게 직접 보고하기를 원한다. 줄이고 줄여 3분씩만 보고를 받는다 해도 모두 21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밖에도 구청에는 시설관리공단과 어린이집, 각종 센터와 같은 산하시설이 많이 있다. 이들과도 수시로 토론하고 지시하고 결재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다.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 밖으로 뛰는 것이다. 돈을 가져와야 일을 할 수 있다. 서울시와 중앙정부, 유관기관의 문턱을 제집 드나들 듯 넘어야 한다.

또 정부나 서울시 행사와 주요회의에도 참석해 우리 구의 입장을 전해야 하고 유관기관 공식행사와 관내 각종 단체의 행사에도 시간이 되는 한 가급적 찾아가 노고에 감사를 표해야 하는 것이 구청장의 역할이다. 각종 기념식과 주요행사, 사업설명회에 참석하고 주요공사는 반드시 현장에 나가 진행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아무리 시간을 쪼개 쓴다 해도 하루 24시간은 부족하다. 밤늦은 시간, 지친 몸으로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밀린 보고를 듣거나 결재를 할 수 밖에 없다. 휴일에도 편안히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안사항 추진을 위한 관계부서 회의를 주재하고 장기적인 정책구상을 하다보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정말 바쁘고 육체적으로 힘든데, 희한하게, 항상 정신은 상쾌하다.

왜 그럴까? 당연한 일이다. 내 몸이 편하면 주민이 불편하고, 내 몸이 고달프면 주민이 만족해하는 법. 어찌 내가 편하고 주민이 불편하길 바랄 것인가? 힘들어도 주민들의 미소를 보약 삼아 감사한 마음으로, 이른 새벽, 신발 끈을 동여매고 문을 나서고 있다. 2002년 첫 출근, 그날처럼.

 

 

좀 길어지고 말았다. 부족한 글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일해 온 감회를 말해보려 했는데 어쭙잖은 자랑만 늘어놓은 건 아닌지 송구스럽다. 하지만 아무리 글이 길어지더라고 핵심을 빼먹을 수야 없지 않겠는가? 양천은 그동안 수많은 변화를 겪었다. 으뜸양천의 토대를 닦았다. 복지으뜸구, 교육으뜸구를 만들었고, 그리고 도시행정의 으뜸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50만 양천구민과 4만여 자원봉사자의 지혜와 열정 덕분이다.

또 부족한 나를 믿고 함께 전진해 준양천구청 1천200여명의 노력 때문이라는 것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또 지역출신 의원님, 관계기관 및 단체 임직원의 성원과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줄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미안한, 사랑하는 가족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천한 구청장이 수준 높은 양천구민들의 염원과 역량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6년, 저와 함께 고생하며 양천구 발전에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 남아 있는 한 으뜸양천을 향한 멈출 수 없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언제나 양천인과 함께 전진할 것이다.

그동안 힘에 겨운 일을 당할 때마다 서로 위로하며 살기 좋은 양천을 만들어왔듯이 앞으로도 부족한 추재엽을 지도하고 격려해주시기를 바란다.

이 책은 추재엽 개인의 회상기가 아니라 양천구민 모두가 함께 했던 땀과 눈물과 열정의 기록이다. 사람 사는 도시, 어려운 이웃들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위대한 양천인의 작은 역사이다.

그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다른 어떤 지역의 역사보다도 더 치열하게, 그러나 더 아름답고 희망찬 역사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에필로그 1

 

 

으뜸양천을 향한

멈출 수 없는 길목에서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했지만 떨어졌다. 오로지 양천구민을 위해 새벽별 보며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어도 냉엄한 정치현실은 정당한 평가를 비켜나기도 하나 보다.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좀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내 소갈머리가 짧은 것을 반성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았기 때문
에 구민들이 다른 후보를 선택한 것이 아니겠는가?

더 정진할 생각은 않고 공천 탓이나 하고 있다니….

공자께서는 군자 구제기君子 求諸己요, 소인 구제인小人 求諸人이라했다. 군자는 모든 일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지만, 소인은 남의 탓으로 돌린다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자기 자신을 질책하면 더 정진할 기회를 만들겠지만, 남에게 책임을 돌리면 자신을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무슨 잘못이 있었을까? 나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선거가 끝나고 강원도 산골 마을에서 곰곰 생각했다. 남의 탓으로 돌릴 때는 해답이 쉽게 나왔는데, 나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하자 고민이 깊어졌다. 숲길을 걷는데 다람쥐 한 마리가 날 쳐다본다. 나도 빤히 바라보았다. 잠시 앞다리를 들고 있던 다람쥐는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더 깊은 숲 속으로 내빼기 시작한다.

이 깊은 산 속에 나 혼자 있다. 산은 나를 느끼지 못하겠지만, 가까이에서 나를 발견한 다람쥐는 나라는 존재를 확인했다. 그렇다. 4년의 세월, 행정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은 양천구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겠지만 아직 전체 구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체감 개혁은 이뤄지지 않았다.

외부의 높은 평가 덕분에 많은 상을 타기는 했지만 그때문에 소홀했던 분야도 있었을 것이다. 또 하나, 지역주민에 대한 끝없는 봉사로 단체장이 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정치도 매우 중요한 행정행위라는 것을 잠시 잊었던 것이다. 공천을 받아내는 것 또한 지역에 헌신하기 위해 반드시 내가 해결해야 할 일이었는데,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잠시나마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억울해하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새롭게 나에게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돌아보고 있을 때, 참으로 희한한 운명이 또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운명은 예고편이 없다더니,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았다.

2006년 선거에서 구청장에 당선된 분이 1년도 지나지 않아 사퇴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선거 치른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그 사이 유력 후보가 나타날 리도 없거니와 지난번 낙선이 공천 때문이라 생각한 지인들이 내가 다시 출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1년 만에 또 선거를 할 것인가? 아직 마음의 정리도 안됐고 몸도 회복되지 않았는데…. 돈도 조직도 없는 나 같은 후보가 이기려면 또 구민들 생고생을 시켜야 하는데…. 1년 만에 또 나서 주십사 하고 어떻게 입을 떼며, 무엇보다 구민들이 다시 내가 구청장을 맡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학교에서 강연이나 하면서 조용히 사는 것이 좋겠다고 겨우 마음을 정리하는 중이었는데, 또 선거라니….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출마를 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머물고 있던 산속까지 찾아와 출마를 권유하는 분들도 계셨다. 구청장으로 재직하던 4년간 가장 많이 마주쳤던 분들이 어르신들인데, 이분들이 결정적으로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구청장 사퇴로 땅에 떨어진 양천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양천 구민의 양심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이겨야 하는데, 그나마 이길 후보는 추재엽 밖에 없다, 공천이고 뭐고 지금까지 시켜본 사람 중에 가장 일 잘한 사람은 추재엽이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보궐선거에 나섰다. 이것이 팔자인가 보다 했다. 이 도망 저 도망 다 해도 팔자 도망은 못 한다고 하지 않던가? 산 속에서 휴양하면서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으니 지난 4년보다는 더 잘할 수 있지 않겠는가? 출마 기자회견장에는 많은 분들이 나왔다. 또 가시밭길을 가겠다고 자처한 분들이 북적였다. 미안한 마음에 한 분 한 분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기자회견문이 눈에 들어오면서 심장으로부터 굳은 결의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장에 나서기로 한 장수, 어찌 나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으랴?

또 가시밭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양천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라는 구민여러분의 명령을 받들어 나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돈도 없고 당도 없고 조직도 없습니다. 오직 양천구민의 정의와 양심만 믿고 싸우겠습니다.

힘겨운 싸움이 시작됐다. 아픈 다리가 붙어 있는지, 떨어져 나갔는지 확인할 시간도 없었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50%가 넘는 서울에서 무소속 구청장의 당선?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일이었다. 국회의원에다 대통령 후보들까지 나서서 상대후보 지원유세를 하는 것을 보면서 후보인 나 자신도 이긴다는 것이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일 같이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위대한 양천구민의 정의와 양심의 물결은 막을 수없으리라 믿으며 뛰었다. 지더라도 후회를 남길 수야 없지 않은가?

이겼다. 전체 유효투표수 중52%를 득표했다. 2위 후보를 1만 여 표차로 따돌리고 압승했다. 무소속 돌풍이라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서울시 지방선거 사상 첫 무소속 구청장이 탄생한 것이다. 정말 양천구민들은 대단한 분들이었다. 구민 스스로 우리는 으뜸구민이라며 뿌듯해 했다.

2007년 4월 25일, 그날 양천구민의 선택은 지방자치의 새로운 질서를 요구한 것이다. 제발 정치가 자치를 왜곡하는 일은 하지 말아 달라는, 지역의 일은 지역주민들 스스로 판단해서 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우리가 알아서 일 잘할 구청장 뽑을 테니까 공천이니 뭐니 하면서 간섭 좀 하지 말라는, 소리 없는 함성이 한표 한 표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승리에 취해 있을 시간은 단 하루도 없었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에 속절없이 1년의 세월이 흘러 버리지 않았는가? 따라 잡아야 했다. 3년을 4년같이 부지런히 뛰어야 했다. 아픈 왼쪽 무¸이 성할 날이 없을 것 같았다. 많은 숙제가 밀려 있었다. 선거 다음날부터 결재를 시작했다.


제3장 내가 꿈꾸는 으뜸양천의 미래

 

새로운 희망, 이제는 경전철이다 -2

한발 빠른 노력, 값진 결실을 맺다

양천구는 인구밀도가 서울시 자치구 중 최고이면서도 지하철 서비스율은 최저였다. 더욱이 목동중심축이나 신월지역은 대중교통 연계체계가 좋지 못해 상습 지체현상이 심각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하철과 연계해 교통을 분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중교통이 필요했다.

애당초 양천구는 남부순환로와 목동중심축 도로 주변의 상습정체와 교통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대중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 11호선이 양천구를 경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서울시에 건의했는데,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주민들이 크게 실망했었다.

양천구의 지하철 연결은 구민의 오랜 숙원이어서 이 지역에서 구청장이나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사람마다 그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나는 2002년 구청장 선거에서 지하철 유치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전임자들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면 필경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이고, 이미 수익성이 없어 지하철공사에서 전혀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는데, 당선을 위해 헛공약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공약으로 내걸지 않았을 뿐, 민선3기 구청장 취임 이후 2년간 지하철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하지만 예상대로 서울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경제성이 없어 백지화했다는 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그렇다고 서울시 동쪽 끝에서 서쪽으로 연결되는 남부순환로 구간 중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어 발전이 뒤처지고,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신월동 지역 주민을 더 이상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특히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망 유치는 우리 지역 균형발전과 직결되기에 더더욱 절실한 과제였다. 그렇다면 정녕 대안은 없는 것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차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거쳐 신월~신정~목동에서 당산을 잇는 경전철을 도입하는 것이 교통 개선 효과가 가장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2004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서울시와 경전철 도입 협의를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4년 6월에 경전철 민자사업 도입방안을 확정했고, 1년 정도 협의를 거친 끝에 2005년 6월에 현대산업개발과 공동추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전철을 유치하기 위해 기초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MOU를 체결하고 민자유치를 도출한 것은 전국에서 유일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추진했던 일이 한때 사라질 뻔했다. 내가 민선4기 선거에서 떨어지고 난 후 이 사업의 추진력이 약해졌는데, 그나마 새로운 구청장의 유고로 행정공백까지 생기고 말았던 것이다.

보궐선거 당선을 통해 다시 구청에 돌아와 보니 그 사이에 이미 서울시에서는 노선 심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경전철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다른 구에서도 서울시 사업으로 진행되자 너도나도 참여해 모두 21개 노선이나 신청을 했고, 그중 7개 노선을 확정하는 심사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양천구는 책임자가 없다보니 노선 선정에서 거의 후순위로 밀려나있었다.

정말 아찔했다. 잘못하면 남보다 앞서 그렇게 열심히 추진해 온 일이 남 좋은 일만 시키고 끝날 수도 있었다. 나는 복귀하자마자 건설교통국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함께 한 달여 동안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에 들어가 살다시피 했다. 양천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이 사업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지난해 6월 서울시에서 발표한 도시철도 기본계획안에 우리가 제출한 목동선 노선이 전체 7개 노선 중 하나에 포함되었고, 마침내 금년 11월, 국토해양부에서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신청한 경전철 신설안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빠르면 2009년 하반기에 사업자가 선정되고 2010년에 설계에 들어가 2013년쯤이면 경전철이 양천지역을 신나게 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신월~신정~목동~당산 간 경전철은 무인 경량 전철로 10.87㎞ 구간에 12개의 정거장과 차량기지 1곳이 들어서고 수송인원은 1일 13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조기 착공 노선에 포함되는 것이다. 서울시의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들어 있는 7개 경전철 노선 중 일부 노선이 조기착공된다고 한다. 그런데 양천구 목동선은 조기착공 노선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의 균형발전에도 필수적인 노선인데다 우리가 이미 민자유치까지 성사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들보다 사업이 좀 더 빨리 착수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는 물론 우리 내부의 의견일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양천인의 단합된 힘으로 양천구 경전철 사업이 실현되면 남부순환로 주변 신월, 신정동 지역의 대중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상습정체지역인 목동중심지구와 목동아파트지역의 교통정체 현상도 말끔히 해소될 것이다.

그 뿐이겠는가? 현대적 개념에 적합한 친환경 교통수단, 경전철이 달리는 곳을 따라 양천의 풍경이 달라질 것이고, 양천구민의 삶이 달라질 것이고, 양천의 미래 또한 크게 달라질 것을 확신한다.



제3장 내가 꿈꾸는 으뜸양천의 미래

 

새로운 희망, 이제는 경전철이다 -1

2008년 11월, 나는 분주한 가운데도 국토해양부 쪽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서울시에서 신청한 서울시 도시철도 기본계획안에 대한 최종 확정여부가 발표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 계획안에는 양천구 신월~신정~목동~당산 간 경전철 노선(이를 목동선이라 한다)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느 구보다 오래전부터 준비해왔고 유치 당위성도 컸다고는 하지만 역시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담당 국장, 과장, 팀장 이하 직원들도 같은 긴장감과 설렘으로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2008년 11월 12일 오랫동안 고대하던 희소식이 찾아왔다. 국토해양부 발표에 의하면 양천 경전철 노선 신설이 최종 확정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참으로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었다. 양천구민의 오랜 염원이 드디어 이루어진 것이다.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여기저기 뛰어다니던일들이 슬라이드처럼 눈앞을 스쳐갔다. 경전철 유치는 우리 지역 출신 전·현직 국회의원님들과 시의원님, 구의원님, 그리고 지역 지도자분들이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추고 모두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결과였다.


작은 결실, 목동교 램프 신설

양천으로 들어오는 도로는 12개, 시내로 나가는 도로는 6개이다. 이 때문에 출퇴근시간이면 교통난이 말이 아니었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2년 교통개선기획단을 발족시켰다. 그리고 교통개선기획단이 연구해서 보고한 교통 환경 개선대책을 하나씩 실천에 옮겼다.

교통정체지점 개선을 위해 안양천길 목동교 진입램프를 신설하고 시내버스 공영차고지를 새로 만들었다. 목동에 보행자 전용도로와 문화공간을 만들고 도로 주변에 문화공간과 휴식공간을 꾸준히 확충했다. 지하주차장과 지상공원을 패키지로 조성하고, 아파트 단지의 자전거 도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개선했다.

안양천길에서 목동교로 올라서는 목동교 램프는 목동중심축의 급격한 교통량 증가에 따른 만성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기획단이 찾아낸 역작이다. 그러나 사업추진에는 난관도 많았다. 먼저 서울시 관계부서에서 사고발생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로 예산반영에 난색을 보였다. 하지만 막연한 가능성 때문에 심각한 교통문제를 미룰 수는 없었다. 찾아가서 설명하고, 현장으로 안내해서 보여주기를 반복, 마침내 시예산을 확보하는 소중한 결실을 거두었다.

그런데 또 다른 벽이 있었다. 당시 건설교통부 국토관리청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유는 안양천길에 공동구가 많다는 것이고 강상에 말뚝(기둥)을 박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처구니없는 핑계였다. 몇 십 미터 수심의 강에 다리도 만드는 세상에 누가 들어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또 다시 설득하고 따지고 하면서 결국 2년 반이 걸려 이 공사를 추진할 수 있었다.

서울시 예산 37억 원을 끌어온 덕택이었다. 이 램프 신설로 전체 10% 이상의 교통량 분산 효과가 나왔다는 통계는 이 사업의 당위성을 입증해 준 것이 아닐까? 그러나 양천의 대중교통체계는 여전히 취약하다. 서울시에서 서부트럭터미널 일대 남부순환로변에 대단위 아파트단지를 조성했으나, 대중교통수단이 열악해서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고 지하철 11호선이 백지화되면서 교통여건이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이제 희망은 경전철뿐이었다.



제3장 내가 꿈꾸는 으뜸양천의 미래

 

미리 준비한 자전거 시대 -2

자전거에게 차선 한 개를 내주자

현재 서울시내 자전거 도로는 자동차에 쫓겨 보도로 밀려 올라와 있다. 안 그래도 좁은 보도에 자전거도로로 약 1~1.5m 정도 폭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거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이 도로를 지켜가며 운전하는 자전거도 없고, 자전거 도로를 침범하지 않고 걸어가는 보행자도 거의 없다. 그냥 형식적으로 만들어 놓은 도로가 많다. 그나마 우리 양천구는 서울시내 자치구 중 비교적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 편에 속한다. 양천구의 자전거도로의 총 연장은 전용도로 17.7km, 겸용도로 17.57km를 합쳐 모두 35.27km이다. 지난 2003년 자전거도시 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자전거도로망 확충에 집중 투자한 결과다. 사실 당시 양천구의 자전거도로 여건이 서울시 최고 수준은 아니었지만 우리의 비전과 열정을 보고 서울시에서는 송파구와 함께 양천구를 자전거 도시 특별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 일로 우리는 서울시로부터 많은 예산을 지원 받아 자전거 인프라를 구축했다.

양천구는 올해에도 자전거 도로 조성사업을 계속하고 목동중심축을 중심으로 자전거전용도로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지하철역과 학교 주변을 비롯해 자전거 보관대가 부족한 곳에 보관대를 확충하는 일을 포함해 자전거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그러나 앞으로 인도에 자전거 도로를 내는 방식으로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기는 매우 어렵고 이런 방식으로는 자전거 이용자도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결국은 차도로 내려가야 하고 그것이 보행자의 보행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타당하다.

그런데 이런 정책은 양천구 혼자 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서울시와 정부가 자전거 이용활성화를 위해 각종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해 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현행 차도의 차선 한 개는 자전거에게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 차선 한 개를 내놓을 수 없다면 차선의 폭을 좁혀 1.5m나 2m 정도는 자전거 차선으로 만들어야 한다. 차선 하나를 자전거에게 양보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가 여유를 갖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일까? 솔직히 지난 대선 때 후보 중 한 명 정도는 대도시의 차선 한 개를 자전거에게 돌려주겠다는 공약을 하는 사람은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이 없어 적잖이 실망을 했다.

양천구는 자동차만을 위한 도로가 아닌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도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인도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를 개선하고 인도 폭이 좁아 자전거도로 설치가 어려운 도로에는 차도에 자전거 차로를 확보해 연결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기존 전용도로와 달리 차도 1개 차로를 줄여 자전거에 내주는 방식이다. 그동안 자전거도로를 확보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힘겨운 협의를 해왔는데, 다행히 최근 정부가 자전거도로 확대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함으로써 이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천구는 우선 올해 목동중학교에서 신정교 구간과 모새미길 일부 약 1km 구간의 차도에 자전거 전용 시범도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가는 길을 만들자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려면 도로의 연결성이 높아야 한다. 연결성이란 단지 형식적인 연결뿐만 아니라 같은 유형의 도로 포장이 계속되면서 노면이 덜컥거리지 않도록 하는 내용적인 연결도 포함된다.

우리 도로 체계를 유심히 살펴보라. 과연 자동차가 모든 도로의 주인이구나 하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아스팔트가 쫙 깔린 도로에서 자동차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기 위해 우회전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단지 진입로가 무엇으로 포장되어 있나? 도로와 똑같은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다. 자동차는 우회전해서 자동차의 권력으로 상징되는 검은 아스팔트를 따라 아파트로 들어간다. 연결성 100%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런데 자전거가 보도에 만들어 놓은 붉은 자전거도로를 따라 주행하다가 이 아파트 진입로를 지나게 되었다고 하자. 붉은 자전거도로는 경계석으로 끊겨 있다. 자전거는 자동차들이주인인 검은 아스팔트를 눈치 보며 횡단해서 건너편 경계석을 지나 다시 붉은 자전거도로로 올라서야 한다. 그 사이에 물론 자전거는 몇 번이고 덜컥거려야 한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이 장면에서 우리의 수준이 드러나는 것이다.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지 않는 무지막지한 포장문화를 볼 수 있다. 우리는 주택단지 진입로에서조차 자동차들의 무한 질주를 보장하는 듯한 도로공사를 하고 있다. 자동차가 자전거나 보행자가 다니는 길을 잠시 빌려서 조심스럽게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와 보행자가 자동차의 눈치를 보며 그것도 우둘투둘한 길을 고생하며 지나가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것부터 바꿔야 자전거 이용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보도에 있는 자전거 도로의 포장공법과 색채를 아스팔트를 지나 건너편 인도까지 죽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자동차는 횡단보도를 건너듯이 자전거도로를 조심조심 건너가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을 나는 연결성 확보공사 또는 자전거도로 인식개선 공사라고 부른다.

자전거도로와 차도의 교차로를 자전거도로 중심으로 포장하라! 물론, 보행자 도로도 마찬가지다. 작지만 이런 공사가 주민들의 인식을 개선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 이 공간은 자전거와 보행자가 우선이구나! 하고.

철학이 바뀌지 않으면 절대 이런 장면들이 보이지 않는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자전거공공임대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하면서 이런 사소한 것 하나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모순일 것이다.

우리나라 보도에 만들어 놓은 자전거도로는 포장공사에 문제가 많다. 보도를 조성할 때 우둘투둘한 지면에 모래를 조금 깔고 그 위에 벽돌을 올려놓는다. 그것은 보도라서 그렇다 치자. 그런데 명색이 바퀴 달린 자전거가 지나가는 도로인데도 보도와 같은 수준으로 포장을 해 놓은 곳이 많다. 울퉁불퉁한 지반을 깊이 파서 편평하게 한 뒤 자갈을 일정 간격으로 깔고 제대로 포장을 해야 하는데 그냥 보도 공사 하듯이 한다.

그렇게 만든 자전거 도로를 일 년 정도 뒤에 한 번 달려보라. 엉덩이가 아파서 30분을 견디기 힘든 곳이 많다. 그러니 복잡하고 위험한 차도로 내려설 수밖에 없고 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지는 것이다. 보도에 만들어 놓은 자전거 도로 중에 자전거 도로라고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곳이 많다.

벨리브(프랑스 파리의 무인대여 시스템) 운운하기 전에 관내 자전거 도로를 공무원들이 한 번 달려 보는 행사부터 해야 할 것 같다. 만들어 놓은 자전거 도로가 제 기능을 하는지부터 살펴서 고칠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 달리기 편한 도로가 있어야 자전거를 빌릴 것 아닌가?

 



제3장 내가 꿈꾸는 으뜸양천의 미래

 

미리 준비한 자전거 시대 -1

양천은 현재 경전철을 추진하고 있다. 경전철은 우리 양천을 대중교통시스템 위주의 환경도시로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선진국의 환경도시들처럼 우리도 이제 친환경적인 교통수단과 대중교통 위주의 교통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와 함께 보행자 거리와 자건거 도로를 확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차로와 주차장을 늘리는 방식으로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최선책이 될 수 없다. 걷는 사람이 많은 도시가 경제도 활성화된다. 자동차가 빨리 지나가도록 해 놓은 도시는 침체될 수밖에 없다. 보행자 전용거리를 점차 확대하고 자전거 도로를 늘리고 개선해야 한다.

특히 고유가 시대가 닥치면서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교통의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양천구는 이미 오래전 무공해 녹색교통수단이 각광받을 미래를 예측하고 차근차근 대비해 왔다.

지역 곳곳을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를 확충해 현재 36km에 이르고 있고 이중 자전거 전용도로는 총 18km에 이른다. 올해 안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2.6km 더 조성할 계획이다.

또 양천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보관대 185곳에는 모두 8천여대의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다. 양천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나 쉽게 자전거 보관대를 찾을 수 있다. 2007년부터는 자전거 무료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자전거를 보유한 주민들의 고민거리인 도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전거등록제를 실시했다. 이는 전국 최초라는 보도가 있었다. 자동차 번호판처럼 고유 등록번호를 부여하고 관리하는 자전거 등록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도난 방지를 위해 실시하는 자전거등록제가 양천구에서만 시행되는 것은 지리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국적인 네트워크 체계로 확산되어야만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찾아가는 서비스라 불리는 자전거 무료수리 이동센터도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자전거 도로가 단절되면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허사다. 이를 위해 2006년에 목동운동장 보도육교를 설치한 데 이어 올 여름엔 신정교 안양천 접근 계단상에 자전거 접근로를 설치했다. 내년 초까지 이대목동병원 앞에서 안양천으로 넘어가는 자전거횡단 연결로 공사를 마무리 짓는다.

지난 7월부터는 업무용 공용자전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청과 동 주민센터에 공용 자전거를 비치해 가까운 곳에 출장을 다닐 때 적극 이용하도록 했고 주민에게도 대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의 자전거타기를 생활화하기 위해 매년 자전거 동호인과 주민이 참여하는 자전거타기 대행진을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양천을 자전거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 대형매장의 자전거 마일리지제, 자전거 수리 이용센터 설치를 비롯, 자전거이용 활성화를 위해 더욱 다양한 시책을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적으로도 국민들이 자전거를 더 많이 탈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 확보와 관련 법률 개정, 그리고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보험상품 개발 등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제3장 내가 꿈꾸는 으뜸양천의 미래

 

옛맛이 살아 있는 전통시장 살리기

지금은 붕어·잉어빵으로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시장골목에서 국화빵이란 이름으로 잔돈 100원만 있으면 고픈 배를 채울 수 있었고, 나이가 들면서는 푼돈으로도 동료와 늦도록 오붓한 얘기를 나´ 수 있는 순대집과 인심좋은 아주메들이 있는 곳. 이제는 인터넷 쇼핑몰과 대형할인마트의 홍수 속에 자꾸만 작아져가는 동네 재래시장을볼 때마다 정겨운 추억이 사라져가는 어떤 그리움과 아쉬움이 많았다.

2002년 말경 서울시가 향후 10년 간300개 재래시장에 대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담당과장을 불러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우리 구는 우선사업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이었다. 전통시장을 살려내는 일은 지역 상권을 부활시키는 일이었고, 나와 같은 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낭만을 되살리는 일이기도 했기에 구청장 취임 직후부터 지역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전통시장 살리기를 주요과제로 정했었는데, 아차 싶었다. 다급한 대로 관내 사업 가능시장 현황 자료를 들고 시장님실을 찾아가 우리 구의 일반주거지 주변에 리모델링이 시급한 재래시장을 설명드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서울시도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라 대상지를 확대하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었기에 추진해 보자는 의견을 받아낼 수 있었다.

시작은 했지만 난관이 무척 많았다. 시장상인회가 구성되긴 하였지만 친목회 수준이었고 전체가 참여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중에서 사업추진이 상대적으로수월한 곳이 월정로시장이라 판단하고 담당자들의역량을 집중시켰다. 이제 문제는 사업 분담금이었다.

총사업비의 30%인 3억여원은 140여 시장 상인점포들이 부담해야 하는데 워낙 영세한 상가가 많아 쉽게 동의하지 못하고 있었다. 수십 차례의 방문과 설득(기존 노점상과의 협의, 토지주의 비가리개 용기 등 설치 반대, 상인들의 물건적치 한계선 확대 요구) 등 우여곡절 끝에 이듬해 8월 서울시 최초로 재래시장 현대화 환경개선사업 준공을 보게 되어 전국 50여개 지방정부에서 견학오는 등 벤치마킹의 기준 모델로 인정받은 우수사례가 되었다.

월정로시장의 개선은 우리 구입장에서 보면 시작에 불가한 것이었다. 여건이 비슷한 11개의 시장이 남아 있었다. 사업 추진에 가장 큰 걸림돌인 자기부담율을 낮추어 달라고 서울시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의했다. 지역 정치인들과도 함께 힘을 모았으며 구청장협의회에도 힘을 구했다.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했던가? 결국 2004년부터는 자기부담율이 10%로 떨어지고 2005년부터는 국비가 60% 투입되어 결국 구청부담율은 30%에서 12%로 결정되어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사양길로 접어들던 전통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정하고 재원마련을 위해 부지런히 뛴 결과 월정로시장, 경창시장, 신영시장, 목4동시장 현대화사업에 총 사업비 68억원을 투입했고 이중 80%는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지원 받아 이제 과거의 칙칙했던 허물을 벗고 저가상품을 찾아 떠났던 소비자들이 점차 돌아오기 시작했다.

현대화사업 추진과정을 보면 우선, 소비자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으로 조사된 전천후 쾌적한 쇼핑 공간 마련을 위해 시장골목을 따라 개방형 지붕(아케이드)을 설치했다. 비가 와도 손님들이 불편함이 없게 한 것이다. 울퉁불퉁한 바닥에는 푹신하고 배수가 잘되는 우레탄을 깔아 고인 물이 썩어 늘 악취가 나는 것을 방지했고, 모양새도 깔끔하고 산뜻하게 개선시켰다. 제각각 규격 없이 널려 있던 상점 간판들도 모두 규격화해 통일감을 주고 노점좌판도 지정장소에서만 장사를 할 수 있게 정리했다.

또한 고질적 문제인 주차시설 부족 해소를 위해서 인근 노상주차장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 할인제를 시행했고, 앞으로 여건이 되는 시장은 예산을 지원해서라도 전용주차장을 새롭게 설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통시장에 대한 시설위주의 투자 못지않게 소비자를 찾아오게 할 마케팅 전략도 절실했다. 그 시작으로 지난 6월부터 매월 마지막 토요일을 전통시장 가는 날로 정해 운영했다. 우리는 주민들의 참여를 호소하기 이전에 먼저 구청 직원이 나서 한 가족 한 시장 친구 만들기에 모범을 보였다.

각 시장마다 이벤트로 진행되는 구청장 일일판매행사가 시작되면 시장의 활력은 최고조에 다다른다. 목청이 쉬도록 소리를 내다보면 오른쪽 가게 사장님이 왼 손목을 끌고 왼쪽가게 사장님은 바른편 손목을 끌어당기곤 한다. 서로 자기가게에서 판매해 달라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판매가 잘되기 때문인데, 물론 할인도 많이 하고 끼워 팔기도 좀하긴 한다. 일일판매행사 후에는 온몸이 피곤하지만 행복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또 주민들이 친구와 함께 자택에서 가까운 전통시장 1개소를 정해 전통시장 가는 날에 상품권을 구입하면 5%를 할인해 주고, 공공기관이나 각종 단체의 표창과 행사 부상품, 그리고 명절에 지급하는 반장 보상품도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지급토록 했고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아울러 각종 판촉활동을 위한 경품추첨과 민속놀이(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대회) 행사에도 예산을 지원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조금이라도 활력소가 되도록 노력했다. 시설은 현대화되었어도 덤과 정의 문화가 살아있는 전통시장 특유의 맛과 멋의 장점을 살려 대형할인점과 차별화된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상인대학도 열고 있다. 이렇듯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다양하게 향상시켜나가면 그동안 갖가지 이유로 전통시장을 떠나갔던 주민들의 발길이 다시 돌아 올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 전통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수 있도록 목4동시장과 신영시장에는 입구에 전광판을 설치해 그날 대폭 할인하는 이벤트 품목이나 특별행사와 같은 시장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일 계획도 갖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 3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목2동시장의 현대화 사업이 완료되면 양천구민들은 가까운 곳에서 저렴하고 질 좋은 상품을 좀 더 편리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형할인점과 전통시장이 함께 사는 길, 그 길을 찾아내고 정성으로 돕는 것이 양천구청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제3장 내가 꿈꾸는 으뜸양천의 미래

 

길을 사람들에게 돌려주다 -2

길에는 물이 흐르고

신정네거리에는 물이 흐르는 길이 있다. 양천구의 중심인 신정네거리역 교통섬에서 시작된 개울은 인도를 따라 장수공원까지 160m에 걸쳐 이어져 있다. 이곳에는 조형물 분수 1개와 바닥 분수 1개, 100m에 이르는 개울, 아름다운 야경을 위한 경관 조명, 그늘을 제공할 나무와 쉬어갈 수 있는 의자, 징검다리가 있다. 마치 길이 아니라 공원인 듯 꾸며 놓았다.

장수공원의 2단계 사업으로 지난해 7월 준공했는데, 복잡한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실개천을 보기 위해 많은 지방정부에서 벤치마킹을 오고 있다. 물이 흐르는 거리는 도시경관의 질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신월동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 그동안 신정네거리는 많은 유동 인구가 오가는 거리였지만 랜드마크적 요소도 없고 보행자 공간도 부족했는데, 물이 흐르는 거리가 조성되면서 보행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또 올해 9월에는 목1동 제물포로 경인지하차도 상부 녹지대에도 실개천이 탄생했다. 주변 목동청소년회관을 비롯해서 양천도서관, 행복한 세상 백화점 등이 목동 중심가를 형성하고 있으나, 단순히 녹음이 우거진 녹지로만 되어 있어서 주민들이 편하게 쉬고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이 문제를 개선해보기 위해 목동 중심가에 주민과 방문객들이 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썬앤문(SUN&MOON) 분수광장과 동편과 서편을 연결하는 140m의 실개천을 조성한 것이다. 그동안 별로 활용되지 않았던 녹지대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보행공간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물이 흐르는 거리 조성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 양천구 직원들도 이제는 도시를 디자인하는 역량이 꽤 많이 신장된 것 같다. 실제로 이전처럼 획일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구청장실에 들어와 결재판을 내미는 직원들은 별로 없다. 천편일률적이던 인도 포장방법도 벽돌과 포장석을 거쳐 이제는 목재 데크 방식까지 도입하고 있다. 지저분했던 주택가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녹색지대를 조성하는가 하면 인도와 차도의 경계에는 생울타리 가드레일이 들어서고 있다. 한국생활안전연합은 지난 10월, 서울시 보행환경 실태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양천구는 쾌적성 2위, 안전성과 편의성에서 3위를 차지했다. 2개월간 자신이 거주하는 자치구의 보행환경 만족도에 대해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라고 하니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인도공사는 공원조성 공사

양천구 곳곳에 조성하고 있는 녹색거리, 즉 녹도사업은 기본적으로 인도 공사를 단순한 통행 공간이 아니라 삶을 윤택하게 하는 공원조성 공사라는 개념으로 추진하고 있다. 생울타리 가드레일은 거리공원의 경계울타리인 셈이다. 녹도는 인간이 빼앗은 자연을 아주 일부라도 돌려준다는 자연에 대한 미안함도 숨어 있다. 아무리 폭이 좁은 녹도라도 곤충이나 새가 서식할 수 있는 생물 서식공간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인도 포장도 아무렇게나 하면 안 된다. 그 도로에 밀집된 업종이나 거리의 유래와 관련된 디자인을 가미해 포장을 해야 한다. 획일적인 벽돌로 된 인도는 이제 수명을 다한 것이다. 양천구는 인도의 포장 디자인도 미관을 고려해서 엄선하고 있다. 인도 포장은 상권 활성화와 매우 관계가 깊다. 사람들이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으면 아무래도 사람들의 통행량이 많아지고 장사도 잘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양천구는 포장 디자인을 결정할 때는 서울시 디자인 기본 계획과 보조를 맞추되 지역상인의 요구를 반영하고, 포장자재 종류, 거리 공통디자인, 업소별 특화디자인까지 의견을 수렴해서 최종 디자인을 확정하는 순서로 진행하고 있다.

 

보행자 전용도로를만들자

나는 이처럼 보행자의 공간을 늘려 상권이 활성화되면, 언젠가는 특정 요일과 일정한 구간을 정해 차 없는 날을 운영하거나 보행자 전용도로를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행자 전용도로는 도시의 경관은 물론 도시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장치이기에 지역주민의동의를 얻어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자동차의 통행을 막고 나서 상권이활성화되지 않은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비록 주말에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일부 도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차 없는 거리나,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명동, 인사동에서 상권이 살아난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유럽의 거의 모든 도시는 시내 중심가에 보행자 전용도로를 두고 있는데, 보행자 전용도로의 상권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보행자도로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승용차를 이용하겠다는 주민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막으면 매출이 올라가서 이익을 보게 되는 상인들조차도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 보행자 전용도로가 도심의 대기오염을 줄이는 등 환경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어깨를 스치는 과정에서 도시공동체도 회복되고 결국 경제를 살리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에 주력할 생각이다.

한편 문화거리, 물이 흐르는 거리, 녹도 등은 지역주민이 함께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서 관리를 해야 잘 유지될 수 있다. 주민들의 의식이 따라오지 않으면 아무리 의미 있는 시설을 설치해도 소용이 없다. 도시시설물은 행정에 의해서만 관리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하는 주민들이 아끼고 돌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물이 흐르는 거리를 비롯한 주요 거리들은 현재 지역주민들의 자원봉사와 행정기관의지원으로 함께 관리하고 있다.

 



제3장 내가 꿈꾸는 으뜸양천의 미래

 

길을 사람들에게 돌려주다 -1

자동차가 점령해 버린 도시의 도로를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도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매우 유효한 수단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삭막한 도심과 주택가 곳곳에 걷고 싶은 거리가 절실하다고 생각해 왔다. 신월동에 오랫동안 살아온 나의 몸과 혼이 그것을 절실히 필요로 했다. 아니 누구라도 똑같을 것이다. 도시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휴식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상지를 선정하고 사업을 위한 설문조사와 주민설명회를 가졌는데 대다수 주민이 지지를 보내줬다.

이제는 과연 어떻게 도시의 모습을 바꿀 것인가 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일만 남은 상태이다. 전문가들의 구상, 토론과 회의를 거친 끝에 거리마다 테마를 부여해 특색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먼저 목동중심축 상업지역을 따라 이어져 있는 녹도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기로 했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엔 청소년 문화거리를, 백화점을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축제의 거리를, 고층아파트 지역엔 꽃향기와 새소리의 거리를…. 지역마다 다양한 테마를 설정하고 아름다운 거리가꾸기를 추진했다. 3년 동안 137억원이라는 많은 사업비가 투자되었지만, 자동차가 점령한 도시를 사람에게 돌려주는 일은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쓸모없는 땅이 도심 속 공원으로

신정네거리에서 신월5동까지 이어지는 복개도로에도 걷고 싶은 거리와주민쉼터를 조성했다. 복개도로와 하천부지를 녹지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신월동지역은 목동지역에 비해 제대로 된 공원이 거의 없었다. 주민들의 쾌적한 삶을 위해서도 그렇고,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신월동지역에 크고 작은 녹지축을 만드는 일은 시급했다. 특히 지금 장수공원 자리는 쓰레기가 쌓이고 일부는 주차장으로 쓰이던 곳이다.

이곳 주차장도 외부인들이 40% 이상을 이용하고 있었다. 주차장이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소수의 수요보다 다수주민에게 혜택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인근 주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설문조사도 거치면서 주민 누구나 만족해하는 장수공원을 만든 것이다. 신월동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는 데도 시비 60억원이 투입되었다.

이처럼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주민에게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조성과정에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주민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했다. 불가능한 요구는 꾸준한 설득과 대안 제시로 주민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도시인의 감성을 중시해 걷고 싶은 거리에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의미를 부여해 친근한 웰빙 공간을 창출한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지역주민의 욕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환경의 절대적인 요소인 녹지를 확충하고 건강증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적절히 운동공간을 만들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

양천구의 걷고 싶은 거리는 생활 형태와 구조가 다른 지역을 서로 연결하여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모델을 제시했다고 자부한다. 우리의 정책에적극 협조해주신 주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할 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거리에는 문화가 흘러 넘치도록 했다. 거리 조성에 그치지 않고 야외음악회, 사진전을 비롯해 각종 문화 예술이 살아 있는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고 있다. 행정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거리를 가꾸는 주인들은 지역주민들이다. 동호회원이나 주민이 직접 주연이 되어 이벤트를 펼치는 곳으로 점차 알려지고 있다. 이런 노력이 쌓인다면 머지않아 프랑스 몽마르트 언덕이나 대학로처럼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와 즐기는 문화 이벤트 공간이 되지 않겠는가?

 



제3장 내가 꿈꾸는 으뜸양천의 미래

 

이건 님비가 아닙니다 -2

민심은 천심, 님비가 아닙니다.

소각장 광역화 문제의 발단은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목동 소각장의 시설관리와 운영주체는서울시이다. 1983년 5월 목동신시가지 개발계획을 세울 때, 신시가지 내에서 발생되는 생활폐기물을 소각하기 위해 일일처리량 150톤 규모로 1986년에 준공되었다.

그러다가 수도권매립지가 2004년에 매립 종료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체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사용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해 다른 자치구와 공동으로 소각장을 이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양천구는 전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알려질 정도로 분리수거가 잘 되어 있는데 반해 다른 자치구에서 들어오는 쓰레기들은 분리수거가 거의 안 되어 있었다. 결국 깨끗한 자기 집 안방을 남의 집 쓰레기로 채우는 형국이 되고 만 것이다. 때문에 이것은 양천구민들의 님비라고만 할 수 없다. 주민의 기본 생존권과 자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시설물을 앞에 둔 처절함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양천구민들은 무조건 다른 자치구와 공동이용 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삶의 보금자리인 아파트와 바로 붙어 있는 10년이 넘은 노후화된 소각장이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있는데다, 설상가상으로 소각해서는 안될 유해물질이 섞인 쓰레기봉투들이 다른 자치구에서 마구 들어와 환경오염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을 심히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소각장에 다른 자치구 쓰레기가 반입된 시점부터 비대위와 인근 주민들, 정치권에서는 다른 자치구에서 반입되는 쓰레기가 분리수거가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소각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고, 주민들도 간담회 자리에서 이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나는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설명회에서도 서울시는 강남, 노원 등 다른 지역 쓰레기 소각장의 광역화 과정에서 보인 것처럼 양천 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목동 소각장 인근 주민들이 개최한 자원회수시설 광역화 1주년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집회는 서울시가 지난 2006년 12월 26일 행정력을 동원해 목동 소각장에 대한 공동이용을 단행한 지 1년이 되는 날 열린 까닭에 서울시의 일방적 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집회에는 목동 1단지와 한신·청구아파트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고 지역의원들도 같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구청장의 공석을 빌미로 목동 소각장에 대한 공동이용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주민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서울시는 주민지원협의체를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서울시내 4군데 소각장 가운데 3군데는 모두 공동이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였으나, 목동 소각장은 다른 소각장과 달리 서울시와 자치구, 주민들 간 3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반쪽짜리 공동이용 체제로 가동되고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목동 소각장 공동이용은 1년이 넘도록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진통이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월 비대위 투쟁에 앞장섰던 이상호 회장님과 한신·청구아파트 부녀회 최영란 회장님이 새로 구성된 협의체 위원으로 선임되었고, 서울시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만 2년이 다 되어서야 비로소 소각장 분쟁이 해결될 수 있는 실마리 하나가 풀렸다.

앞으로도 나는 자존심 상한 우리 양천주민들이 위로받고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그들과 함께할 것이다. 서로가 이해하고 배려해야 할 이 문제에 대해 서울시가 좀 더 전향적이고 진지한 자세로 주민들의 상한 마음을 위로하는 대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챙기기 위해 금년 10월에 청소행정과장을 반장으로 하는 양천자원회수시설 대책추진반을 구성했다.

우리의 원칙은 분명 하나다. 소각장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무엇보다 먼저 주민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것, 이것이 우리의 일관되고 확고한 입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