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이후에도 안풍(安風: 안철수 교수의 인기)은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아직까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보선정방식조차 결정하지 못한 체 혼선만 빚고 있다.
지난 6일 안 교수의 불출마 선언 이후 ‘뉴스톡’이 긴급 실시한 전화면접 여론조사에 의하면 ‘안풍’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내년 대선정국까지 뒤흔들고 있다. 안 교수와 단일화를 한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일약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떠오르며 한나라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은 물론이고 민주당 후보까지 포함된 3자대결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또한 당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교수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지지하겠다”는 의사가 34.9%로 나타나 ‘안풍’은 ‘박근혜 대세론’을 흔들며 대선구도에 변화를 예고했다. 최근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안 교수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 모두 앞선 결과를 낸 바 있다.
◆ 여권의 자성의 목소리 잇따라
이처럼 ‘안풍’이 거세지자 여권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8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안풍’에 대해 “오랜 기간 축적된 국민의 불신이 폭발한 현상”이라며 “이렇게 된 책임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했을 뿐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가치 집단에서 계파를 위한 이익집단으로 전락했다는 게 국민의 시각”이라며 “한나라당은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사람에 의존하는 정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걸고 하나로 화합하는 열린 정치, 화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 날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현상의 밑바닥에는 근원적인 이 시대 정치의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며 “(국민은) ‘빠른 정치’를 요구하는데 실제는 선거에 매몰되어 정쟁의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느린 정치’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치의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 벌거벗은 권력의지만이 난무하는 정치문화에 대한 대중의 반감은 이미 기름 밭이 되었다”며 “이 기름 밭에 불이 지펴진 것”으로 안풍을 평가했다. 그는 “이 불길을 만든 사람들조차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빠른 정치’로의 변화에 대한 시민의지를 낡은 정치구도에 넘겨버렸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표도 지난 8일 안풍에 대해 “이번 상황을 우리 정치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 날 인천 고용센터 방문 도중 한 기자가 ‘안철수 지지율’에 대한 질문을 하자 “병 걸리셨어요?”라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 한나라당 여전히 갈피 못 잡아
그러나 한나라당은 자성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50일 남짓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보선출방식조차 결정을 못한 체 난항을 겪고 있다. 당 지도부와 친박계, 소장파를 중심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김황식 국무총리 차출론이 불거져 나오고 있지만 여론의 반응은 냉담한 실정이다.
한나라당이 내세운 ‘김황식 차출론’의 근거는 김 총리가 호남출신의 행정능력을 겸비한 인물로 표의 확장성이 있으며 행정능력을 서울시장 조건의 1순위로 뽑는 유권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총리는 그간의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1%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을 보여왔다. 따라서 김 총리가 한나라당 후보로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안풍’보다도 더 거센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김황식 바람’으로 안풍을 잠재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결국 한나라당은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를 내세워 집중지원을 해도 모자랄 판에 얼마 남지 않은 귀중한 시간을 불필요한 논의로 허비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한나라당에 박원순 변호사와 필적할 수 있는 후보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계파적 이해관계 때문에 그 후보가 선거에 나오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입으로만 변해야 한다고 외칠 뿐, 여전히 행동은 계파정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9일 ‘뉴스톡’과의 통화에서 “현직 총리를 공개적으로 출마 권유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김 총리 본인이 뜻이 없다는데 청와대를 동원해 출마시킨다면 서울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나”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대로 가면 서울시장 선거가 아니라 정권심판 선거로 갈 수도 있다”며 “정도를 걷지 않고 왜 이리 외부 스카우트 정치에만 열을 올리는지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출처-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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